『후르츠 바스켓』은 저주로 십이지 혼령에 씌어 있는 소마가 사람들과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소녀 토오루의 이야기이다. 토오루는 우연한 계기로 같은 반 유키의 집에서 같이 생활하게 된다. 학교에서는 왕자님으로 통하지만 유키는 집안에 얽힌 저주로 이성에 안기면 쥐로 변한다. 비밀을 알면서도 토오루는 유키를 따뜻하게 대해준다. 또 개, 고양이, 뱀, 용, 토끼, 호랑이, 소, 원숭이 등등 십이지 혼령에 씌어있는 소마가 사람의 상처도 감싸준다.작품은 이성에게 안기면 동물로 변한다는 코믹한 설정으로 독자의 귀를 잡아당긴다. 또 띠별로 등장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미소년도 눈을 즐겁게 한다. 극도의 소심에서 허영까지, 폭주하는 인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유키의 형인 아야메의 만담은 그야말로 ‘넘버원’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소녀는 독자의 환상을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후르츠 바스켓』은 가볍지 않은 작품이다. 인물들은 신나게 웃고 떠들면서도 가슴속에는 묵직한 돌덩이를 하나씩 담고 있다. 십이지들은 모두 자신의 콤플렉스로 괴로워한다. 나와 다른 타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이런 나라도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인가. 작품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해답은 그냥 믿어주는 것. 토오루는 신뢰를 바탕으로 십이지들의 마음 속 응어리를 하나씩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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